국비지원 JAVA 웹개발 학원 수강 후기 

직접 학원을 다녀본 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이다.  
컴퓨터학원을 잘 모르는 나조차도 이름은 들어봤다 싶을 정도로 유명하고, 
강남에만 해도 여러개의 지점이 있을 정도로 규모도 큰 학원이었다.  

꽤 길고  장황한 글이 되겠으나, 
결론부터 간략히 말하자면 이 수업 과정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왜 주변에서 국비교육 학원을 추천하지 않는지
-왜 정말 괜찮은 회사들은 학원 수료생들을 바로 뽑지 않는지
학원을 다녀보니 알것 같았다.  



1. 사실, 맨 처음 커리큘럼을 봤을 때 부터 속으로 조금 의아하긴 했다.
'5개월동안 이렇게 많은 것 들을 배운다는게 과연 가능하긴 한건가...?' 

 

 

2. 수업은 커리큘럼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국가에서 개입하는 수업이다보니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내용을 시험봐야했다.
그런데 문제는 커리큘럼대로 진행을 할지 말지, 어느부분을 먼저하고 나중에 할지의 여부가 순전히 강사의 재량인 듯 하였다. 
수업과정이 이번 기수부터 조금 바뀌어서 강사 스스로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는 해명(=변명)은 있었으나. 

 

수강생들은 그 '강사의 재량'과 '국가에서 정한 커리큘럼'간의 간극으로 인해 배우지도 않은 부분을 시험부터 봐야했다.
(시험은 오픈컴퓨터로 진행되었으며 문제의 난이도는 쉬운편이었지만 그 당시엔 매우 혼란스러웠음)

 

 

3. 비전공자들은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때문에 국비학원이 별로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그래, 좋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면, 부디 사전조사를  철.저.하.게 해보고 가기를 바란다. 
개인 블로그, 개발자 관련 커뮤니티등의 학원정보 + 강사정보를 꼼꼼히 찾아보는것은 물론, 
부족하다면 조금 투자하여 정식으로 출간된 유료문서를 구매하여 읽어볼수도 있겠다.    
단순히 학원의 인지도나 규모만 보고 선택하는 실수를 하지는 말기를.  

관련 정보가 많이 부족한 사람들은, 초기 상담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고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조차도 모를 수 있다. 
'내가 지금 뭘 모르고 뭘 알아야하는가'를 깨닫기 위해서는 계속 생각하고, 의문을 품고, 정보를 찾아보고, 질문해야 한다. 

 

 

4. 학원과 개인 프로젝트 과제를 동시에 진행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어떤 기술을 배웠으면, 반드시 그 기술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봐야 한다는 것은 
이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학습방법이다. 
예를들어 자바의 어느 문법을 공부했다면 반드시 그것을 이해하고 응용하여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런저런것들을 시도해보고, 막히거나 에러나는 부분이 있으면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학원 수업은 짧은 시간내에 많은것들을 가르쳐야 하므로
그저 강사의 코드를 받아적고, 예제를 따라해보고, 문제 몇개 풀어보는정도로 넘어가곤 한다. 
많은 내용을 배우지만 어느것 하나 제대로 배우기는 어려웠다.    

결국 학원에서 가르쳐준 좁은 범위의 예제들을 익히고, 천편일률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몹-시도 학원스러운 템플릿 이력서를 들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5. 강사는 질문을 싫어했다. 
4번과 이어지는 내용인데, 내가 수업을 들을 당시 우리반의 인원은 무려 20명이나 되었다. 
여건상 질문을 받아줄 여유가 없는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렇게 쉬운걸 질문하면 어떡하냐?'는 식의 태도는 이해할수가 없다. 
본인의 수업이 허접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듯 했다. 

수업과 커리큘럼에 관한 정보도 중요하지만, 강사 정보도 꼭 확인해야 한다는걸 알았다. 
매일매일 하루에 8시간씩 수개월 동안 같은 사람한테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해보면, 
만약 강사와 스타일이 맞지 않을 경우 곤욕스러울 것이다. 

 

 

6. 학원의 환경은 몹시 열악하다. 
좁은 강의실에 빼곡히 컴퓨터책상이 나열되어 있고, 20명의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앉아서 수업을 듣는다. 
내가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은 4열로 앉는데, 안쪽에 앉은 사람들은 쉬는시간에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옆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했다. (앞뒤 간격이 좁아서 의자를 당겨줘야 겨우겨우 나갈 수 있음)  
환기가 잘 되지 않아 강의실은 항상 공기가 답답 했으며, 흡연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항상 퀴퀴한 냄새가 났다. 

하필이면 내가 수업을 듣는 기간에 전례없는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가 성행을 하여...  
수업이 약 일주일간 중단되기도 했다 :(

학원은 좁은공간에 여러사람들이 가깝게 붙어 앉아 하루종일 있어야 하므로 
전염병이 돌거나, 누구 한명이 지독한 독감이라도 걸려온다면  
그 반 전체가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열악한 구조였다. 

 

 

7. 뒤늦게 알게된 사실(1)
국비지원 학원은 강의의 질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고용노동부는 돈(세금)을 쓰는 쪽이고,
돈(혜택)을 받는 쪽은 구직자 들이다. 즉, 정부에서 쓰는 돈으로 구직자들이 직업 훈련을 받는 것. 

But, 실제 돈의 흐름은 다르다고 한다. 
국비지원학원에 등록한 수강생 수 만큼, 학원으로 돈이 지급된다. 수강생의 손을 거치지 않는다.
여기에서 강의의 퀄리티가 간과된다. 강의의 퀄리티에 상관없이, 학원들은 수강생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 욱여넣고 정해진 기간동안 교육을 하면 돈을 버는 것이다. 
올바른 돈의 흐름은, 수강생들에게 먼저 교육비가 지급되어 수강생들이 학원에 직접 매달 교육비를 납부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시스템이라면 아마 학원들은 구하기 쉬운 강사를 고용하고, 강의의 질보다는 수강생들을 학원에 묶어두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다. 

지극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학원측도, 강사도, 고용노동부측도 수업의 퀄리티, 강의실 환경 등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보인다. 
그저 많은 수강생들이 일정기간 수업을 듣고, 어디가 되었든 취업을 해서 해당 코스의 취업률을 올리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학원측 직원들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고,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딱 '나는 그냥 정해진 근무시간동안 내 일만 하고 퇴근하면 되는데요-' 하는 느낌..?

 

 

8. 뒤늦게 알게된 사실(2) 
학원측은 취업 연계를 위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강생들을 열악하고 이름없는 SI업체로 연결해 준다. 

"괜찮은데도 있다, 파견직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등의 설명을 덧붙이며. 
물론 사실일수도 있고, 모든 SI업체가 열악하고 나쁜것은 절대 아니다.

이는 솔직히 조금 조심스러운 내용이니,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이가 있다면 

직접 개발자 커뮤니티에 SI라고 검색해서 나오는 글들을 읽어보시길.  



내가 느끼기에도 이 분야는 무료 오픈된 좋은 자료들이 너무나도 많았고, 
학습에 투자해야 하는 초기 비용도 타 분야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비전공자이기에 막막하고, 달리 다른 방법이 없는것 같다-" 라고 한다면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답답한 심정만큼은 나도 무척 공감을 하기에 말릴수는 없다. 

단, 알고가는것과 모르고 가는것은 큰 차이가 있을것이라고 믿는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를 잘 겪어내고 모두들 좋은 곳에 취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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